기사 메일전송
천연기념물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지침 미준수’ 다수…관리 사각지대 노출
  • 송호영 기자
  • 등록 2025-10-20 09:54:50

기사수정
  • 국가유산청 관리 천연기념물 33그루 중 73% 방제 미이행
  • “3월 말 접종 완료” 지침 불이행…감염목 5년 새 383% 폭증
  • 임호선 의원 “예방주사만 제때 맞아도 막을 수 있는 병…관리 부실 심각”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천연기념물 보호 현장에서도 제대로 방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방주사 접종 시기 미준수 등 기본적인 관리 지침조차 지켜지지 않아, 국가 차원의 보존 관리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증평 · 진천 · 음성)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이 산림청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이 관리하는 천연기념물 소나무 33그루 중 17그루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7그루는 단일 개체 보호 효과가 떨어지는 살포 방식으로만 방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73%가량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감염 시 사실상 치사율 100%에 달하는 치명적인 병해다. 국립산림과학원 약효시험 결과에 따르면 예방주사를 제때 접종할 경우 생존율을 최대 99%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을 통해 매년 3월 말까지 예방·합제 나무주사를 완료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는 재선충이 성충이 되기 전 단계에서 방제를 끝내야 감염 확산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러한 방제 시기와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임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소나무재선충 감염목은 2020년 30만7,919그루에서 2024년 148만6,324그루로 약 5배, 비율로는 383% 증가했다. 천연기념물 소나무를 포함한 전국 주요 산림 생태계가 심각한 위협에 노출된 것이다.

 

임호선 의원은 “예방주사 시기와 주기만 지켜도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데, 이를 소홀히 한 것은 명백한 관리 부실”이라며 “산림청·국가유산청·지자체 간 협력을 강화하고 방제지침 이행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천연기념물은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문화유산이자 생태유산”이라며 “방제지침을 실효성 있게 운영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천연기념물의 상징적 가치마저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승만 독립40년 투쟁 다큐멘터리 “역사를 바로 이해할 때 미래가 흔들리지 않는다” 오늘 시사회는 역사적 사실의 재조명과 사회적 합의 형성을 위한 의미 있는 시작점이 되었다.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둘러싼 갈등을 넘어 공유 가능한 역사 인식과 사실 검증 중심의 토론 문화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바르게 이해할 때, 우리는 더 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2. [알림]행정민원구조센터의 체계적 구축과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정책 토론회 개최 행정민원구조센터의 체계적 구축과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정책 토론회가 오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박정현 국회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대전 대덕구)이 주최하고, 대한행정사회(회장 윤승규)가 주관한다.이번 토론회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민원 환경 속에서 국민...
  3. 초등학생 51명 ‘디지털윤리 골든벨’ 왕중왕전… 글빛초 오정안 학생 최후의 1인 전국 초등학생들이 모여 디지털윤리 지식을 겨루는 ‘2025 디지털윤리 골든벨 왕중왕전’이 서울에서 열렸으며, 글빛초등학교 6학년 오정안 학생이 최후의 1인에 올라 대상을 수상했다.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6일 서울에서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51명이 참가한 가운데 ‘2025 디지털윤리...
  4. 신당역–신중앙시장 지하 연결통로 개통… 이동 편의 대폭 개선 중구가 신당역에서 신중앙시장으로 이어지는 지하 연결통로를 개통한다.서울 중구는 2021년 12월부터 약 4년에 걸쳐 진행한 ‘신당지하상가~신당역 간 지하통로 연결공사’를 완료하고 지난 3일 개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하철 2·6호선 신당역과 신당지하상가, 그리고 그 위에 자리한 신중앙시장을 하나의 실내 이..
  5. 파주시, 노동·창업 통합지원 공간 ‘상생지원센터’ 개소 파주시가 노동 권익 보호와 창업 지원 기능을 통합한 상생지원센터를 개소한다.5일 파주시는 최근까지 문산도서관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새로 단장해 파주시 상생지원센터(개포래로 42)로 조성하고 개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김경일 파주시장과 박정 국회의원, 왕지앤 ‘베이징대학 창업훈련영’ 대표, 이준석 중소벤처기업...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